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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젝트 회고록 (2) - KBO:NOTE

SoloQuest 2026. 8. 29. 23:37

이번 회고록은 조금 색다른 시작을 가진 프로젝트 이야기다. 팀을 직접 꾸린 것도 아니고, 학교 수업도 아니었다. 컨퍼런스에서 우연히 만난 인연으로 시작된 사이드 프로젝트, KBO:NOTE 이야기다.

우연한 시작

어느 날 갔던 컨퍼런스에서 우연히 한 분을 만났다. 사이드 프로젝트를 같이 만들 개발자를 구하고 있다고 하셨다. 야구 관련 앱이었고, 겨울방학 동안 만들어서 KBO 시즌이 시작되기 전에 런칭하는 게 목표라고 했다. 재밌겠다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

사실 그 당시 이미 진행 중인 프로젝트가 두 개나 있어서 처음엔 부담스러워 거절했다. 그런데 이야기를 더 들어보니 작은 역할만 맡으면 될 것 같아서 결국 하게 됐다.

제안해주신 분이 PM을 맡았는데, 팀원을 각자 따로 모으다 보니 기술 스택이 다 다를 수 있다고 하셨다. 그래서 MSA(마이크로서비스 아키텍처) 방식으로 진행한다고 했다. 이게 나에게는 꽤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MSA라는 개념 자체를 잘 모르고 있었는데, 직접 경험해볼 좋은 기회라는 생각이 들었다.

마침 PM님이 프론트엔드 팀원을 구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계셨다. 나에게 주변에 할 만한 사람이 없냐고 물어보셨고, 백엔드를 주로 하지만 프론트에도 관심이 많던 친구를 추천했다. 그렇게 나와 친구가 함께 새로운 사이드 프로젝트에 합류하게 됐다.

팀원 전원이 대학생이었는데, 학교도 다르고 역할도 다르고 기술 스택도 다르고, 심지어 얼굴 한 번 본 적 없는 사람들과 프로젝트를 하게 됐다. 지금까지와는 확실히 다른 종류의 경험이었다.

맡은 역할

내가 맡은 건 피드 페이지 조회, 피드 상세 페이지 조회, 댓글, 좋아요였다.

작은 역할이라는 걸 알고 들어간 건 맞지만, 막상 시작하니 '이 정도면 백엔드 개발자가 따로 필요 없을 정도로 누구나 금방 할 수 있는 거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 고민을 그대로 이야기했더니, MSA 방식이니 하고 싶은 대로 확장해도 된다는 답이 돌아왔다. 피드 조회에 개인화 알고리즘을 써보는 건 어떠냐는 조언도 주셨다. 그래서 그걸 중심으로 개발을 이어갔다.

이 과정에서 블루그린 배포도 처음 접하게 됐다. 그동안은 자동 배포까지만 해봤지, 무중단 배포는 제대로 다뤄본 적이 없었다. 이때 처음으로 블루그린 방식의 개념과 실제 배포를 경험해볼 수 있었다.

3개월, 그리고 한 달의 공백

프로젝트는 약 3개월 정도 진행됐다. 겨울방학에 시작해서 학기가 시작된 뒤에도 계속 이어갔다. 나는 맡은 역할의 개발을 기한 내에 마쳤다.

문제는 중간고사 즈음이었다. 다들 대학생이다 보니 "어차피 사이드 프로젝트니 조금 널널하게 하자"는 이야기가 나왔다. 그런데 팀원마다 학교가 다르다 보니 중간고사 기간도 제각각이었고, 결과적으로 한 달 가까이 공백기가 생겼다. 솔직히 그 기간엔 나도 이 프로젝트에 별로 신경 쓰지 못했다.

예상치 못한 종료

시간이 지나 다시 회의를 하게 됐는데, PM님이 예상 밖의 이야기를 꺼내셨다. 한 달간 알아보니 우리 서비스와 거의 완전히 겹치는 서비스가 이미 있다는 걸 알게 됐다고 했다. 그래서 현재 완료된 MVP까지만 하고 여기서 멈추는 게 어떻겠냐고 제안하셨다. 아쉬웠지만, 그렇게 이 프로젝트는 마무리됐다.

그래도 남은 것들

프로젝트는 끝났지만, 얻은 게 없었던 건 아니다. 처음 해보는 방식이었던 만큼 몰랐던 개념을 많이 얻었다. 특히 개인화 알고리즘블루그린 배포는 이 프로젝트에서 얻은 가장 큰 수확이라고 생각한다.

MSA 방식도, 비록 내가 직접 로드밸런싱까지 맡지는 않았지만 어깨너머로 전체 구조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볼 수 있었다. 겉핥기 수준이었지만 그것만으로도 꽤 도움이 됐다.

재밌게도 이번 방학 계절학기로 들었던 '클라우드 네이티브' 수업이 MSA 방식을 다루는 수업이었다. 계절학기라 처음 배우는 개념이었다면 꽤 힘들었을 텐데, KBO:NOTE에서 미리 겪어본 덕분에 훨씬 수월하게 따라갈 수 있었다. 오히려 MSA를 더 깊이 있게, 심화된 개념까지 배울 수 있어서 좋았다.

이 프로젝트는 MSA 구조라 서비스별로 레포가 나뉘어 있는데, 내가 맡았던 피드 조회·상세 페이지·댓글·좋아요 부분은 [여기]에서 볼 수 있다.


프로젝트를 한 지도 벌써 몇 개월이 지나서 기억이 온전치 않을 수도 있지만, 최대한 그때의 흐름을 되짚어 적어봤다. 얼굴도 모르는 사람들과, 서로 다른 기술 스택으로, 우연히 시작해서 예상치 못하게 끝난 프로젝트. 짧았지만 나름 밀도 있는 경험이었다.